http://n.news.naver.com/mnews/article/366/0000825303?sid=104
튀르키예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약 79% 급등하면서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는 한편 부동산 가격까지 폭등하면서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지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저금리 기조를 고수하면서 경제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맨션글로벌은 이날 부동산 정보 업체 나이트프랭크가 전세계 주요 150개 도시의 주택가격을 조사한 결과를 인용, 튀르키예의 집값이 1분기 동안 무려 122%가 올랐다고 전했다. 이어 튀르키예의 앙카라와 이즈미르가 같은 기간 각각 111.7%와 105.9% 상승해 뒤를 이었다.
3~5위는 캐나다 핼리팩스(34.7%), 미국 피닉스(32.9%)와 마이애미(29.7%)가 차지했다. 서울은 이번 조사에서는 연간 7.6% 올라 86위를 기록했다. 나이트프랭크의 2021년 3분기 조사에서 서울의 연간상승률은 32.3%로, 세계 5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인플레이션 헷지를 위해 주택을 사는 수요가 급증한 것도 터키의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원인 중 하나다. 터키의 연간 물가상승률(5월 기준)은 73.50%이다. 교통비가 107.6%, 식료품비가 91.6%, 생활용품비가 82.08% 올랐다. 최저 임금도 50% 올랐다.
터키의 고물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곡물 가격 급등도 원인이지만, 근본적으로는 경제법칙을 무시한 금리인하이다.
물가가 치솟으면 일반적으로 금리를 올리지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고금리가 고물가를 유발한다는 소신으로 금리 인하를 주도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19%이던 기준금리를 14%로 낮췄다. 금리인하로 달러가 유출되면서 터키리라화의 가치가 급락, 수입물가가 폭등했다.
그렇다 해도 초인플레이션이 집값을 밀어 올린 터키의 사례는 예외적이다.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중앙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금리가 급격하게 치솟고 고물가로 인해 경기침체 현상이 발생, 오히려 집값이 하락한다.
튀르키예의 경우에는 인플레이션 회피 수단으로 주택투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자산가격이 물가상승률보다 훨씬 더 급등하고 있다. 은행에 돈을 맡기면 돈의 가치가 시간이 지날 수록 쪼그라들지만,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사두면 자산가치를 늘릴 수 있다.
나이트프랭크는 세계 집값 지수(global-house-price-index)보고서를 통해 2022년 1분기 기준으로 터키의 연간 집값 상승률이 110%,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집값 상승률이 30.3%라고 밝혔다. 주택보유가 인플레이션 헷지를 넘어 자산가치를 늘리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여기다가 해외수요도 몰리고 있다. 터키는 외국인들이 부동산을 구입하면 비자를 취득할 수 있는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부자들이 터키 부동산을 대거 구입하고 있다. 집값이 폭등했다고 하지만, 터키 리라화 가치 폭락으로 터키 부동산은 외국인들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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