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많은 교육을 받은 세대이자 가장 불안한 세대’. 중국 청년들도 Z세대의 숙명을 피해 가지 못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실업률이 이미 급등한 가운데 당국이 민간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이들은 중국 역사상 최악의 실업난에 시달리게 됐다. 좌절한 청년들이 구직을 단념하거나 비교적 안정적인 공기업으로 눈을 돌리면서 중국의 성장 동력이 장기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25일(현지시간) 중국에서 구직난으로 ‘번아웃(신체적·정신적 소진)’에 시달리는 Z세대가 경제 성장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중국 청년들이 체감하는 실업난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2020년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해고가 대거 이뤄진 데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IT·부동산·교육 등 민간 기업 규제를 대폭 늘리면서 민간 부문에서의 고용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여기에 여름 졸업 철을 맞아 대졸·고졸 인력이 쏟아져 나오면서 지난 6월 16~24세 청년 실업률은 19.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등교육을 받은 구직자 수는 계속 늘어나는데 이들의 기대치에 부합할 직장은 쪼그라들면서 노동 시장에서의 수급 불일치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과열된 취업 경쟁에 환멸을 느낀 일부 젊은이들은 ‘자포자기족’ 세대로 거듭나는 중이다. 지난해 중국 청년들 사이에선 ‘평평하게 드러누워 살자’는 뜻의 ‘당평(躺平)’ 운동이 들불처럼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과도한 업무량과 장시간 노동에 지친 이들은 직장을 그만두고, 불완전 고용 상태에 있던 이들은 근근이 버는 삶에 안주하면서 ‘최소 경쟁, 최대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실업난이 악화하면서 최근 중국 사회에선 ‘바이란(摆烂)’이라는 새로운 유행어가 퍼지고 있다. 바이란은 ‘사회가 썩도록 그냥 내버려 두겠다’는 뜻이다. 좌절한 청년들이 늘어나 사회가 망가지더라도 신경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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